COMMIT 발표 후기
2022년 11월 16일에 구름 COMMIT 행사에서 개발자의 성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던 경험을 정리해봤어요.
11월 16일에 구름 COMMIT 행사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었어요.
저를? 왜요?
처음에 개발자의 성장을 주제로 발표를 요청받았을 때는 좀 어리둥절했는데요. 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개발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그런 발표가 있다면 저라도 듣고 싶다고 답했는데요. 담당자께서는 발표를 요청하면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투정을 하셨어요. ㅎㅎ
사실 저보다 앞서 구름에서 발표하신 분들이 모두 쟁쟁(쟁쟁1, 쟁쟁2)하다보니 나서기 부끄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누군가에겐 제 경험담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득하시는 바람에 수락을 했습니다.
뭘 이야기하죠?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담당자분과 1차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저와 함께 일했던 좋은 개발자들에 대한 기억, 초보 개발자였을 때의 고민, 고민을 풀어간 방법 등을 잘 끄집어내주시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며 저도 어떤 내용을 말하면 좋을지 실마리를 얻었어요.
인터뷰 동안 적어두었던 메모를 바탕으로 발표를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낱낱의 이야기를 이야기로 묶어내기가 좀 어려웠어요.
어떻게 이야기하죠?
이야기 흐름을 고민하고 있을 때 담당자 두 분이 오셔서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두 번째 인터뷰에서도 이야기거리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고, 이야기의 흐름도 대략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상한 사진을 많이 찍혔는데, 다행히 정상적인 사진과 현대의 보정 기술 덕에 홍보에 사용할 만한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발표 준비
평소에 발표 준비할 때는 프레젠테이션부터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발표할 내용을 먼저 정리했어요. 그리고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준비했던 내용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말할 내용을 모두 기억해야 해서 부담스럽기도 하더라고요. 게다가 목차를 잡고, 소제목에 걸맞은 내용을 채우다보면 어느덧 다음 번 소제목으로 넘어가기가 어색해지는 상황도 여러 번 만나서 더 오래 걸렸어요. (발표일 전 주말까지도 열심히...)
그리고 준비하는 도중에 깨달은 점이 하나 있는데, 개발 경력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경력과 동료들도 제게 도움이 되고 있더라고요. 고마운 마음이 많이 생겼습니다.
동료들의 도움
발표가 일주일 쯤 남았을 때 회사 동료 두 분께 발표 미리보기를 요청드렸어요. 작은 회의실에서 두 분께 발표를 해보면서 반응도 살피고 시간도 재봤는데요.
한 시간짜리 발표를 준비했는데 30분만에 발표가 끝나버려서 많이 당황했어요. 게다가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사실만 늘어놓아서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걸 알았어요. 공감을 일으키려면 경험담이 적절히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사실, 자기자랑 같아서 경험담을 죄다 뺐는데 시간도 부족하지 않고 공감도 얻을 겸 다시 넣기로 했어요.
그리고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라든지, 화면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도 발견해주셔서 수정할 수 있었어요. 또, 제가 긴장할 때 말이 빨라진다고 걱정했더니, 중간에 물 마시기를 기억하는 화면을 넣으라고 알려주시기도 했고요.
이렇게 많이 도와주신 두 분께는 발표 앞부분에 감사를 표했어요. (고기도 먹기로 했던 것 같은데 아직 안 먹었네요? 같이 가요~)
드디어 발표
발표일에는 오후 반차를 냈어요. 사무실에서 오전 업무를 끝내고 판교로 출발했는데 여유 있게 도착할 것 같았지만 판교는 참 먼 곳이더라고요. 발표 두 시간 전에는 리허설을 하면서 카메라와 조명, 발표자 위치 등을 확인했고요. 중간에 짬을 내어 식사도 했고요.
발표 때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계셔서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온라인 발표보다는 확실히 상호 교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고개를 끄덕끄덕 해주시거나 제가 가리키는 대상을 함께 봐주시는 식으로요.
그리고 물 마시기 화면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중간 중간에 넣어둔 이 화면 덕에 저도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청중들께서도 재미 있어 하시더라고요.
청중 안에서 옛 동료를 발견해서 정말 힘을 얻기도 했어요. 내용이 궁금했다기보다는 응원차 오신 게 아닐까 싶었는데, 발견했을 땐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름을 부를 뻔... ^^
발표 후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많아서 고생했고, 그러면서 저도 스스로를 돌아봤어요. 발표 때 이야기했던 대로 업무하고 있는지, 살아가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함께 일하고픈 사람인지...
질의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운영진들이 종료 신호를 주실 때 알아채지 못했는데요. 순발력 좋은 운영진께서 질의 플랫폼에 ‘마지막 질문 하나 받고 마무리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주신 덕에 너무 늦지 않게 마칠 수 있었답니다.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회사 슬랙을 열어봤는데, 제 발표를 온라인으로 감상(;;)하면서 온갖 농담을 주고받으셨더라고요. 덕분에 돌아오는 길이 무척 즐거웠어요. 그리고 예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저한테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복이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장에 대해 나름 정리한 발표였지만, 발표 자체는 언제나 저를 더 성장시키더라고요. 이번에도 좋은 성장 기회를 주신 COMMIT 운영진께 멀리서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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