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에게 미리 안내해주면 좋은 것들

발표자가 발표를 준비하면서 미리 알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봤어요. 청중에 대해, 행사장 환경에 대해, 발표 자료에 대해 미리 알려준다면 더욱 완성도 있는 행사가 되겠습니다.

발표자에게 미리 안내해주면 좋은 것들

파이콘과 AWS 사용자 모임 등에서 발표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아, 이런 점은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발표 내용이야 제가 절치부심하면 된다지만, 현장 상황 같은 고정값들은 미리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발표자 입장에서 궁금한 부분들을 정리해보았어요. 각 항목의 하위 항목에는 이유를 적었고요.

청중은 누구인가요?

  • 청중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인가요?
    • 청중을 알아야 청중에 맞춘 내용으로 발표할 수 있어요. 학생, 회사원, 직군, 특정 기업 소속, 지식 수준 등
  • 청중이 행사에서 무얼 기대하나요?
    • 내용이 같아도 기대치가 다를 수 있어요. 구직, 경력 성장, 이력 변경, 지식 습득, 회사 연수 등

행사장 장비 사양과 현장 환경

  • 프로젝터(혹은 TV)의 화면 크기는 얼마인가요?
    • 얼마나 큰지 알아야 글씨를 너무 작은 크기로 설정하지 않을 수 있어요.
  • 프로젝터(혹은 TV)의 화면비는 16:9인가요? 4:3인가요?
    • 16:9에 맞춘 자료를 4:3 화면에 출력하면(혹은 그 반대라면) 화면이 찌그러지거나 낭비되는 공간이 많아져요.
  • 청중과 화면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 청중이 실감할 화면 크기는 거리에 반비례해요.
  • 강연시 불을 켜나요? 끄나요?
    • 켠다면 배경을 밝은색으로(글씨는 어두운 색으로), 끈다면 배경을 어두운색으로(글씨는 밝은 색으로) 설정해야 눈이 편해요.
  • 마이크는 설치형, 핸드헬드, 인이어 중 어떤 형태인가요? 혹은 마이크가 없나요?
    • 두 손을 쓸 수 있는지 혹은 한 자리에 고정해서 발표하는지에 따라 발표 자료가 달라질 수 있어요.
  • 화면 조작을 리모콘으로 하나요? 랩탑을 직접 만져야 하나요?
    • (마이크 문제처럼) 강연 중 강단을 떠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어요.
  • 와이파이 접속이 되나요? 속도는 얼마나 빠른가요?
    • 브라우저를 열어 실제 사이트를 보여줄지, 녹화 화면을 넣을지 정해야 해요.
  • 좌석에 앉은 청중이 보기에 앞사람에게 화면이 얼마나 가려지나요?
    • 화면 전체가 잘 보인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일 경우, 가려지는 부분을 고려해서 발표 내용을 재배치할 수 있어요.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리허설 시간이 있거나, 발표자 위치에 미리 가볼 수 있나요?
    • 리허설을 통해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의 기대치와 현장의 상황을 일치시킬 수 있어요. (아무리 자세히 설명을 들어도, 기대치와 다른 점이 꼭 있더라고요.)
    • 리허설을 하려면 행사장 대관 시간을 늘려야 해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에라도 발표자들이 발표자 자리에 서 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이런 내용들을 발표자에게 전달해주면 발표자가 현장에서 당황하는 일이 확연히 줄 겁니다. 이제 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발표 양식

발표자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발표자료"입니다. 발표자의 생각과 주장, 의도가 잘 드러나는 발표자료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요. 그렇기 때문에 발표 양식을 미리 전달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 디자인
    • 슬라이드 마스터 기능을 사용하여 배경색이나 행사 로고 등을 일관성 있게 배치해두면, 발표자가 자료를 만들 때 이미지 색상과 화면 배치에 참고하기 좋습니다.
    • (발표자가 아닌 청중 입장에서는) 발표자가 여럿일 때 미리 발표 자료 형식을 제공하면, 행사에서 일관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상업용으로 사용해도 문제 없는 서체 임베드
    • (상업적 행사라면) 시스템 기본 서체 중에는 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발표자에게 전달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 요소를 다양하게 배치한 예시 화면들
    • 불릿 포인트로 항목을 나열하는 화면, 이미지가 오른쪽에 있고 설명하는 글은 왼쪽에 있는 화면, 서너 개의 이미지와 짧은 설명글을 한 줄로 배치한 화면 등을 제공하면 발표자가 자료를 만들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에 적은 '예시 화면'에 대해 좀더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자료 작성시 화면 배치나 서체 크기, 색상 등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전문적인 발표자 중에는 발표 양식에 스타일을 꼼꼼히 지정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행사 준비팀에 계시다면 당연하게도 발표 양식을 만들 때 스타일을 잘 설정해서 행사 발표자들께 전달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는 스타일이 정답이라는 고집을 피운 적이 있는데요. 현실에서는 스타일이 뭔지 모르는 발표자들이 많고 이분들은 편의대로 서체를 설정하기 때문에, 행사 일관성 측면에서 그리 효과를 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다양한 예시 화면이 들어 있는 발표 양식을 제공받은 적이 있는데요. 자료를 구성할 때 단조로움을 덜 수 있었고, 저 말고 다른 발표자들도 예시 화면을 적극 활용하셔서 행사 일관성도 유지되더라고요.

맺으며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행사 준비에 바쁜 분들께 또 하나의 짐을 드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면서도, 이렇게 내용을 정리해두면 미리 챙기실 수 있으니 도움을 드린다고 생각해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좋은 발표자를 섭외했다면, 그 발표자가 가장 잘 발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발표자와 행사 준비팀, 청중 모두에게 알찬 행사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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